‘헤르페스 바이러스’면역반응 어떻게 피하나?
사람 ‧ 가축의 입주위에 포진을 발생시키는 바이러스

김명주 기자 2021-04-06 (화) 09:39 3년전 538  

- 관련 유전자와 작용기전 밝혀…새로운 가축 면역치료 가능성 높여 -


농촌진흥청은 만성 감염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돼지 체내에서 면역감시 반응을 어떻게 피하고, 감염을 유발시키는지 관련 유전자와 작용 기전을 밝혔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는 사람과 가축을 숙주로 하는 디엔에이(DNA) 바이러스로, 입 주위에 포진을 발생시키고 한번 감염되면 평생 재발한다. 현재까지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는 치료제는 없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 Herpes simplex virus, HSV, 70종 이상을 가진 바이러스군 이며, 이중나선 DNA를 유전체로 하며 120∼200kb 정도의 유전체 크기 및 250nm이상 입자크기를 가진 거대한 DNA 바이러스>

가축에게는 접촉에 의해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쉽게 전염되며, 면역 상태에 따라 자주 재발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 감염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감염증상: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어린 가축의 피부와 점막에 초기감염 증상을 일으키고, 신경세포 속으로 침투해 잠복상태로 존재하다, 돼지 오제스키병 또는 소 호흡기 질환 등에 2차 감염되면 치사율이 10% 이상 증가>

돼지 체내에 침투한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면역회피 유전자인 ICP47 를 발현시켜 숙주가 항원의 침입을 알아채지 못하게 한다.

​<ICP47 : Infected cell protein 47,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암호화된 유전자로 숙주 내 펩타이드 항원 전달체(TAP) 억제 >


 일반적으로 숙주(돼지)의 TAP유전자 는 면역세포에게 바이러스의 항원 펩타이드(결합을 통해 소수의 아미노산들이 연결된 형태임)를 전달해 감염된 세포를 죽게 한다. 이 때 ICP47유전자는 TAP유전자를 가로막아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인식하는 과정을 방해한다.
 <TAP유전자 : TAP(Transporter associated with antigen processing)는 면역세포 중 T-cell에게 항원을 감지하도록 함>

헤르페스 바이러스 ICP47의 숙주 TAP 기능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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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회피 유전자(ICP47)가 항원 감지를 억제하는 과정>

▲면역회피 유전자 ICP47는 세포질에서 U형 머리핀 구조(붉은색)로 발현되는 유전자로 숙주 내 항원 펩타이드 전달체(TAP 유전자)를 가로막아 제1형 MHC(주조직 적합 복합체)에게 항원 전달을 못하게 함. 즉 면역세포(세포독성 T세포)의 면역감시를 회피함.

 

 

다시 말해,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ICP47유전자를 제거하면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ICP47유전자의 면역회피는 사람에게서 확인된 사례가 있으며, 현재 암세포를 제거하는 항암바이러스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가축에게서도 면역회피 유전자 제거를 통한 새로운 바이러스 면역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경우다.
 
이번 연구 결과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ICP47유전자가 가축의 면역회피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힌 것이다.


 특히 돼지를 대상으로 ICP47유전자의 작용 기전을 명확하게 구명해 국제학술지, 국제생물고분자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biological macromolecules) 3월호에 연구 내용이 실렸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김태헌 동물유전체과장은 “우두(cow pox) 바이러스는 소에게 붉은 점이 생기게 하지만, 천연두 백신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라며, “이번에 밝혀진 면역회피 기전은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새로운 소재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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