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이 흐르는 축제한마당

관리자 2016-10-16 (일) 08:53 7년전 1696

 

 

 

결실의 계절 10월을 맞이하여 예산군 고덕면 시가지 종합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제3회 축제 한마당이 고덕면사무소 대광장에서 열렸습니다.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축제의 무대에 이삼남(방송인) 씨의 아버지의 기침소리시낭송이 밤비에 젖어 가슴속 메아리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기침소리

내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풍경 중에 아버지의 뒷모습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농부였습니다.

이른 새벽안개를 헤치고 이슬을 밟으며 논둑길을 걸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골똘하고 성실하며 올곧고 정직했습니다.

문득 멈춰 서서 한없이 먼 곳을 응시할지 때면 나는 그의 발가락 사이에서 뿌리가 돋아나 그대로 돌이 되고 나무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소리 중에서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가 있습니다.

흙물 누렇게 밴 손에 삽자루를 쥐고 돌아와 대문간에 한번, 툇마루에 하번, 툭 던지는 헛기침 소리는 말없고 뚝뚝한 아버지가 어머니와 자식들에게 당신의 건재함을 알리는 짧고 굵은 신호였습니다.

 

사람의 뒷모습에 얼마나 많은 말이 쓰여 있는지 기침소리 하나에 얼마나 깊은 사랑이 담길 수 있는지 알게 된 건 아버지가 다시는 올 수 없는 곳으로 가신 뒤였습니다.

 

빛바랜 기억창고 속 내 아버지의 뒷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많은 아버지가 있습니다.

한밤중에 비새는 지붕위에 올라가 날이 하얗게 새도록 우산을 받쳐 들고 있었던 아버지

눈먼 아들을 철망에서 건져준 세상이 너무 고마워 미담주머니를 만들어 착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 둘 나눠주는 아버지

집나간 아들을 찾아 온 세상을 헤매는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그 슬프고도 찬란한 풍경 속 아버지에게 가족의 중심이며

뿌리이고 스승인 우리들의 아버지,

 

세상의 아버지들이여!

세상의 풍랑이 아무리 세차도 흔들리지 말고 존재의 굳건함을 과시 할 수 있길 빕니다.

[촬영 송경호 편집/제작​ 박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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