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라져가는 '향토민요' 박물관 개관

김정운 기자 2019-11-22 (금) 05:44 4년전 351  

서울시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지금은 듣기 어려워진 ‘향토민요’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종로구 와룡동 5-9)을 21일(목) 개관했다고 전했다.


‘향토민요’는 일정한 지역 사람들이 삶의 현장에서 부르던 노래다. 전문 소리꾼이 부르는 ‘통속민요’와 달리, 민중들의 입을 통해 불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역의 삶과 정서는 물론 언어적 특징까지 고스란히 담겨있어 그 가치가 매우 크다. 지역 특유의 정서와 소박한 특징을 엿볼 수 있어 민중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사라져가는 전국 각지의 ‘향토민요’ 음원 2만 곡을 수집.아카이빙, 시민 누구나 듣고 보고 경험해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이다. 이중 2천여 곡은 국가무형문화재와 전문 국악인 등이 직접 기부했다. 릴 재생기, 옛 음악교과서,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LP음반, 공연의상 같은 실물작품 5,700여 점도 보존되어 있다.


창덕궁을 마주한 고풍스런 한옥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카페 같은 1층 ‘음원감상실’에서 서민의 삶과 애환이 묻은 전국 팔도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다. 작곡가도 모르고 악보도 없이 오랜 세월을 거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노랫자락을 들으며 노동과 놀이, 장례 같이 민중의 삶과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다. 

지하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첨단기법으로 현장감 있게 향토민요를 보고 듣는 이색체험을 해볼 수 있다. 집, 강과 바다, 논과 밭, 장례 같이 향토민요가 불렸던 장소를 3D모형, 착시 애니메이션 인형(조이트로프) 같은 장치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장치 앞에 마련된 나팔관이나 헤드셋에 귀를 기울이면 향토민요가 흘러나온다.


지하 2층 ‘영상감상실’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스크린과 양 옆의 고음질 음향시스템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별채에 마련된 ‘우리소리 아카이브’는 2만여 곡의 향토민요 음원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류‧보존하고 있는 공간이다. 전시에 포함되지 않은 더 많은 소리들을 자료검색대를 통해 검색 후 들어볼 수 있고, 심화학습을 위한 서적, CD플레이어도 마련되어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인근에는 앞서 지난 '16년 국악전문 공연장으로 문을 연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있다. 서울시는 궁중음악 중심의 국악당과 서민음악인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인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우리 전통음악을 조화롭고 균형있게 보존‧계승하는 공간인 ‘돈화문 국악로’로 운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7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박물관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묻은 전국 각지의 우리소리 ‘향토민요’를 시민 누구나 쉽게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체계적으로 보존‧계승하기 위한 국내 최초의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이라며 “전통문화의 거리 ‘돈화문 국악로’에서 우리 전통음악의 계승과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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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감상실 우리소리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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