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렬 저항 속 우리공화당 천막 강제 철거…"배로 치겠다" 반발
서울시, 25일 오전 행정대집행… 철거비용 공화당에 청구 방침

장건섭 2019-06-25 (화) 16:53 4년전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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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전 서울시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우리공화국(대한애국당) 천막을 철거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성조기를 든 시민이 철거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께부터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우리공화당 천막 등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사진=장건섭 기자

(서울=특허방송) 장건섭 기자 = 서울시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자리 잡은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의 불법 천막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25일 실시, 천막을 강제 철거했다. 지난달 10일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한 이후 46일 만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5시 20분쯤 서울시 공무원 500여 명과 용역업체 직원 400여 명, 경찰 24개 중대 800여 명, 소방 100여 명 등 2000여 명에 가까운 인원을 투입해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기습으로 불법 설치한 천막‧차양막 3동 및 적치물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에 돌입했다.

철거작업은 약 두 시간 가량 진행되었으며 서울시는 오전 9시 10분쯤 행정대집행 종료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공화당은 서울시와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과 충돌했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본격적인 철거에 나서자 천막을 지키던 당원과 지지자 등 300여 명이 철거를 반대하며 용역 직원들에게 물병을 던지거나 스프레이를 뿌리며 거세게 항의했고, 바닥에 드러누워 서로가 팔짱을 낀 채 저항했다.

우리공화당 측은 이날 "세월호 텐트는 내버려두고 우리만 철거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한 가운데 20여 명이 다치거나 실신했다. 또한 몸싸움까지 벌어지면서 10여 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우리공화당 측은 철거 완료 후 서울시와 용역업체를 향해 '폭력 행정대집행', '용역 깡패', '전라도 빨갱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벌였다.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천막을 행정기관이 강제철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 14개 동 중 허가를 받지 않은 3개에 대해 서울시는 1800만 원의 변상금을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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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되어 있던 대한애국당 천막 강제 철거과 관련해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장건섭 기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우리공화당을 제압하려 한 전투경찰 포함 1000명 이상의 경찰이 모여들었다"며 "주로 60대와 70대 당원들에 대해서 건장한 20대 깡패조직과 같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강제적, 폭력적으로 행정대집행을 시도하면서 물리적인 충돌이 이곳저곳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이어 "(행정대집행은) 사전 예고 없던 폭력 행위"라며 "(6․25 전쟁 발발 69주년을 참배하기 위해) 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지금 텐트의 배를 치고, 국회에서 (당 측과 보수 유튜버 등이 체증한 것으로) 한 사람씩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그러면서 "용역업체 직원들이 욕설과 함께 폭력을 행사했다"며 "박원순 시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즉각 진행할 것이며, 광화문 광장에 2배 규모로 천막을 새로 설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과정에서 숨진  5명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지난달 10일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이후 철거를 둘러싼 서울시와 우리공화당 측의 갈등이 지속돼왔다.

우리공화당이 불법 텐트를 설치한 곳은 광화문광장 내에서도 시민들의 주요 통행로다. 우리공화당은 지난달 10일 이후 천막 2동과 차양막 1동, 야외용 발전기, 가스통, 휘발유통, 합판과 목재 등을 설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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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 구급대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의 우리공화당(대한애국당) 농성 천막 철거 중 발생한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사진=장건섭 기자

천막이 세워진 다음 날, 서울시는 '5월 13일 오후 8시까지 천막을 자진 철거하라'는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냈다. 그 후로 3차례 더 계고장을 보냈지만 우리공화당은 버티기로 일관했다.

광화문 광장을 사용하려면 7일 전까지 서울시에 사용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서울시가 사용 목적 등을 살핀 뒤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우리공화당은 이러한 절차 없이 천막을 설치한 뒤에야 신청서를 냈다.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허가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서울시와 사전협의 없이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유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불법은 용인될 수 없다는 점에서 행정대집행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동안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83조(원상복구명령)에 의해 우리공화당에 4차례에 걸쳐 법적·행정적 조치(자진 철거 요청 1회, 행정대집행 계고장 발송 3회)를 진행했다.

우리공화당은 서울시 행정조치에 불응해 지난달 14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심판청구를 신청했지만, 곧바로 같은 달 28일 집행정지 기각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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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우리공화당(대한애국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경찰 및 용역업체 직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시는 우리공화당(대한애국당)이 지난 5월10일 '애국열사 추모'를 이유로 광화문광장에 기습적으로 설치한 농성 천막을 철거했다./사진=장건섭 기자

이날 철거 현장을 지휘한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광화문광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광장 무단 사용 및 점유에 대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 것"이라며 "광화문광장을 시민 품에 돌려드리고 앞으로 광화문광장을 본래의 목적에 맞는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 활동 등을 지원하는 공간', 시민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행정대집행에 따른 비용은 우리공화당 측에 청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거된 천막 및 차양막 등 적치물품은 우리공화당의 반환 요구가 있기 전까지 서울시 물품보관창고에 보관된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46일간 '광화문광장 불법 천막 철거 및 욕설, 폭행, 시비 등을 처리해달라'는 민원이 205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접수된 민원은 통행방해가 140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20건), 욕설(14건)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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