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이용한 천연 붉은 색소 생산 기술 최초 개발

박한수 기자 2021-04-10 (토) 09:02 3년전 587  

-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효소 개량 통해 대장균 균주 개발
- 연지벌레로부터만 생산 가능했던 천연색소를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 최초 개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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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  생명화학공학과 양동수 박사 / 생명화학공학과 장우대 박사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식용으로 널리 쓰이는 붉은색 천연색소인 카르민산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4월 2일 字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 Production of carminic acid by metabolically engineered Escherichia coli
※ 저자 정보 :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양동수(한국과학기술원, 제1저자), 장우대(한국과학기술원, 제2저자), 포함 총 3명

카르민산은 붉은색 천연색소로 딸기우유, 사탕 등의 식품과 매니큐어, 립스틱 등 화장품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카르민산은 연지벌레 추출을 통해 얻어지는데, 연지벌레는 한정된 지역(페루, 카나리아 제도 등지)에서만 재배할 수 있으며, 연지벌레로부터 카르민산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다단계 반응을 거쳐야 한다.
 
또한, 카르민산은 대부분 연지벌레에서 기인한 단백질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많은 사람이 벌레 기반 물질을 섭취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몇몇 프랜차이즈 업체는 카르민산 사용을 중단하고 대체 식용색소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지벌레를 사용하지 않는 카르민산 생산 방법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카르민산 생합성 경로의 일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곰팡이를 제외한 다른 미생물에서 카르민산 생산이 보고된 바가 없었다.

이에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포도당으로부터 카르민산을 생산할 수 있는 대장균 균주 개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타입 II 폴리케타이드 생합성 효소를 최적화해 카르민산의 전구체(전 단계의 물질)를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구축했다. 하지만 남은 두 단계의 반응을 수행하기 위한 효소가 아직 발굴되지 않았거나 대장균 내에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생화학 반응 분석을 통해 카르민산 생산을 위한 효소 후보군을 선정했다. 그 후 세포 배양 실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효소들을 선정했다.
 
이렇게 선정된 효소 두 종에 대해 컴퓨터 기반 상동 모형 및 도킹 시뮬레이션을 수행 후 활성이 증대된 돌연변이 효소를 예측했다. 그 후 이에 기반을 둔 효소 개량을 수행함으로써 증대된 활성을 지니는 효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폐목재, 잡초 등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바이오매스의 주원료인 포도당을 단일 탄소원으로 사용해 카르민산을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연구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대사공학 및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효소 개량 전략은 생산경로가 규명되지 않은 다른 천연물의 생산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C-글리코실 전이효소를 적용해 카르민산 뿐만 아니라 알로에로부터 생산 가능했던 미백제인 알로에신 생산에도 세계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이를 증명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연지벌레를 사용하지 않는 카르민산 생산 프로세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이번 연구는 특히 천연물 생산의 고질적인 문제인 효소 발굴과 개량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기술을 활용해 의학적 또는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다양한 천연물을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리파이너리를 위한 시스템대사공학 원천기술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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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포도당으로부터 카르민산 생합성 경로 개요도
생화학 반응 분석 및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효소 개량을 통하여 카르민산 생합성 경로를 규명하였고, 대사공학적으로 개량된 대장균을 통해 카르민산을 성공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다.

용어설명
1. 대사공학 (metabolic engineering)
  ○ 대사 물질의 생산경로 조작을 통해 목적 대사물질의 생산을 최적화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대사공학은 생산경로 유전자의 과발현, 경쟁경로 유전자의 제거, 또는 외래 유전자의 도입 등을 통해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대사 경로를 변형시킴으로써, 원하는 산물의 생산을 극대화 시키고자 하며, 이 과정에서 컴퓨터 모델링을 비롯한 다양한 공학도구들이 사용된다.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 가능한 다양한 화학물질들은 에너지, 식품, 의약, 화장품, 화학산업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2. 효소 개량 (enzyme engineering)
  ○  효소의 아미노산 서열을 조작하여 효소의 활성, 수용성, 기질특이성 등을 개량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단백질 구조에 기반을 둔 선별 조작 방법 및 무작위 돌연변이 생성 후 고속 스크리닝에 기반을 둔 유도 진화 방법이 있다.

3. 상동 모형 (homology modeling)
  ○ 비교 모형(comparative modeling)이라고도 하며, 3차원 구조가 밝혀져 있지 않은 표적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하기 위한 컴퓨터 기반 모델링 방법이다. 표적 단백질과 유사하며 실험을 통해 3차원 구조가 규명되어 있는 상동 단백질을 주형으로 삼은 후, 두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 비교를 통하여 표적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한다.

4. 도킹 시뮬레이션 (docking simulation)
  ○ 두 분자가 서로 결합하여 복합체를 형성하는 경우, 가장 안정한 복합체를 형성하기 위한 결합 방향 및 결합 에너지 등을 예측하기 위한 컴퓨터 기반 모델링 방법이다. 다양한 효소와 표적 화학물질의 결합 세기를 예측하여 가장 성능이 뛰어난 효소를 선별하거나, 표적 단백질과 다양한 약물의 결합 세기를 예측하여 가장 효과가 뛰어난 약물을 선별하고자 할 때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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