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나노입자의 ‘3D 증명사진’찍는다

안영진 기자 2020-04-03 (금) 09:59 4년전 347  

- 0.02nm 해상도 초고속카메라로 찍고, AI로 입체 구조 파악 -
- 나노소재의 성능 향상 기대 … 사이언스 표지논문 게재 -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박정원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호주 모나쉬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와 함께 0.02nm까지 관찰할 수 있는 분석기법을 개발하여,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액상 투과전자현미경(liquid cell TEM / 나노미터 해상도)을 이용해 가장 작은 원소인 수소보다 1/6 작은 수준의 정확도로 나노입자를 관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와 IBS(원장 노도영)는 이번 성과가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IF 41.037) 4월 3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고성능의 나노소재를 설계‧합성하기 위해서는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노입자의 원자 배열이 미세하게 바뀌면 촉매의 활성이 저하되거나, 디스플레이의 색 순도가 바뀌는 등 물성이 달라진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나노입자의 전체적 형상만 관찰할 뿐, 원자 배열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연구진은 나노입자가 녹아있는 극미량의 용액을 담을 수 있는 특수용기인 액체 셀(Liquid Cell)을 자체 개발한 뒤, 액상 투과전자  현미경을 이용해 나노입자를 관찰했다.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은 용액 내에서 회전하는 나노입자를 관찰하며 초당 400장의 이미지를 촬영한다. 이후 연구진은 개별 나노입자의 위치를 추적하며, 촬영된 수천 장의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알고리즘으로 처리하여 정밀한 입체구조를 얻었다.

이를 통해 용액 상에서 합성된 백금(Pt)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배열을 관찰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만들어진 나노입자라 하더라도 원자 수준에서는 배열 등 구조가 제각각 다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로 나노소재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결정하는 표면 구조를 직접 관찰하고, 표면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촉매의 성능 개선, 디스플레이의 색 순도 향상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효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을 활용하면 추측만 해오던 나노입자의 정밀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하고, 다양한 나노입자의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으로 물질의 성질을 예측하고, 합성하는 것이 미래 소재 개발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촉매, 디스플레이, 신약 개발 등 광범위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나노재료의 설계 및 합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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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백금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
IBS 나노입자 연구단과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호주 모나쉬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액상 투과전자현미경(Liquid cell TEM) 기술을 이용해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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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 촬영 과정
연구진은 백금(Pt) 나노입자를 자체 개발한 그래핀 액체 셀에 담은 뒤,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개별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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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나노입자의 3차원 증명사진을 얻는 과정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을 액체 안에서 나노입자는 자유롭게 회전하는 나노입자를 확대한 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한다. 이후 다양한 각도에서 얻은 수천 장의 나노입자의 사진을 3차원 재구성 알고리듬을 이용해 복구하면 원래 나노입자의 3차원 원자 구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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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나노입자의 구조적 차이 관찰
연구진은 동일한 조건에서 합성한 나노입자라도 원자 수준에서는 구조적 차이가 존재함을 규명했다. 두 이미지는 모두 백금 나노입자의 ‘3D 증명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원자가 전체적으로 잘 정렬된 왼쪽 나노입자와 달리, 오른쪽 나노입자는 내부에 결함이 있는 결정 구조를 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연구진은 변형의 정도를 계산한 결과, 두 결정의 계면에서 변형율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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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그래핀 액체 셀에 담긴 백금 나노입자의 모습
연구진은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한 관찰을 위해 그래픽 기반 액체 셀을 개발했다. 위 이미지는 2.5nm(A)와 4.0nm(B)의 백금 나노입자를 관찰한 모습으로 붉은 점은 산소, 회색은 수소, 검은색은 탄소, 노란색은 백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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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이번 연구를 이끈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진의 모습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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