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론-5의 단량체인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
미생물로 나일론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권기산 기자 2023-08-10 (목) 11:02 8개월전 533  

-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 나일론-5 단량체인 발레로락탐을 기존 대비 6.17배인 세계 최고 농도로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

- 시스템 대사공학 기술을 이용해 기존 석유화학 기반의 화학산업을 대체하는 미생물 기반 친환경 고분자 산업으로 향후 확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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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희 박사 (1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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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나일론-5 단량체인 발레로락탐 생산 미생물 개발 전략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나일론을 포함한 다양한 고분자들의 친환경 생산에 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 한태희 박사가 `나일론-5의 단량체인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발레로락탐(valerolactam)은 나일론-5 및 나일론 6,5의 중요한 단량체다. 나일론-5와 나일론 6,5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합성섬유인 나일론의 일종으로, 나일론-5는 탄소 5개짜리 단량체로 이루어진 고분자, 나일론 6,5는 탄소 6개와 5개짜리의 두 가지 단량체로 이루어진 고분자를 말한다. 이는 우수한 가공성과 가볍고 질긴 특징으로 인해 의류뿐 아니라 배드민턴 라켓 줄, 어망, 텐트, 그리고 기어 부품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단량체란 이러한 고분자를 만드는 재료이며, 단량체들을 서로 연결해 고분자를 합성하는 원리다.


석유 화학 기반의 화학적 발레로락탐 생산은 극한 반응조건과 유해 폐기물 생성이라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레로락탐을 친환경적이며 고효율로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 공장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효과적인 미생물 균주 개발을 위해 필요한 핵심 전략으로, KAIST 이상엽 특훈교수가 창시한 연구 분야다.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인 대사공학을 이용해 아미노산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세균의 일종인 코리네박테리움에 발레로락탐 생산 합성 대사회로를 구축했다. 이로써 바이오매스인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사용해 고부가가치의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연구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교수팀은 2017년 대장균을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해 발레로락탐을 세계 최초로 생산하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낮은 발레로락탐 생산능과 부산물 생성과 같은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미생물의 발레로락탐 생산능을 향상시키고 개발한 균주에 추가로 부산물 제거를 위한 시스템 대사공학 전략을 도입했다. 주요 부산물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유전자 스크리닝을 통해 부산물이자 전구체인 5-아미노발레르산(5-aminovaleric acid)을 발라로락탐으로 전환시켜서 부산물 생성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또한 5-아미노발레르산을 발레로락탐으로 전환하는 유전자를 게놈 상에 여러 번 삽입하는 전략을 통해 발레로락탐 생산을 위한 대사 흐름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 농도(76.1g/L)의 발레로락탐을 고효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대비 6.17배 높은 수치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대사공학지(Metabolic Engineering)'에 지난 712일 게재됐다.

논문명 : Metabolic engineering of Corynebacterium glutamicum for the high-level production of valerolactam, a nylon-5 monomer

저자 정보 :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한태희(한국과학기술원, 1저자) 포함 총 2


연구에 참여한 한태희 박사는 미생물을 기반으로 나일론의 단량체인 락탐을 고효율로 생산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이번 기술을 활용해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고분자 산업이 석유화학 기반의 화학산업을 대체하는 데에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에 의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기후환경연구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용어설명]

1. 대사공학 (metabolic engineering)

- 대사 물질의 생산경로 조작을 통해 목적 대사 물질의 생산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대사공학은 생산경로 유전자의 과발현, 경쟁 경로 유전자의 제거, 또는 외래 유전자의 도입 등을 통해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대사 경로를 변형시킴으로써, 원하는 산물의 생산을 극대화하고자 하며, 이 과정에서 컴퓨터 모델링을 비롯한 다양한 공학 도구들이 사용된다.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 가능한 다양한 화학물질들은 에너지, 식품, 의약, 화장품, 화학산업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2. 발레로락탐 (Valerolactam)

- 발레로락탐은 고리형의 아마이드 물질인 락탐(Lactam) 중 탄소 5개짜리 락탐에 해당하며, 나일론-5와 나일론 6,5의 단량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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