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생체 에너지 발전소 부산물로 병원균 감염 제어

권기산 기자 2023-07-10 (월) 10:29 9개월전 525  

 -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팀, 생체 에너지 발전소 미토콘드리아의 아코니타제 효소와 옥살아세트산에 의한 병원균 저항성 조절 기전 규명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바이러스 등 병원성 물질에 대응하는 면역력 조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외부 감염원에 대항하는 병원체 저항성이 발달해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발전소 역할에 더해 병원체에 저항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생성할 때 만들어지는 다양한 대사 부산물이 병원체 저항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연구팀(RNA 매개 건강장수 연구센터)이 세포 속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부산물을 활용해 병원체 저항성을 제어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10일 밝혔다.


이승재 교수 연구팀은 사람과 많은 유전자를 공유하여 생물학 연구에 많이 활용되는 작은 동물인 예쁜꼬마선충과 인간 세포를 활용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세포 안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에너지 및 대사 부산물을 형성하는 ‘TCA 회로를 구성하는 효소인 아코니타제-2를 억제하자 개체 내 옥살아세트산 농도가 감소해 병원균 저항성이 강화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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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모식도- 세포 속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부산물인 옥살아세트산 조절이 미토콘드리아 미접힘 단백질 반응 (UPRmt) 을 통해 다양한 병원균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


미토콘드리아의 TCA 회로는 포도당, 지방산, 아미노산 등 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각종 부산물을 생성한다. 연구진은 생성된 부산물 중 하나인 아코니타제-2의 억제로 줄어든 옥살아세트산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었을 때 생기는 스트레스 반응인 미토콘드리아 미접힘 단백질 반응 (Mitochondrial unfolded protein response, UPRmt)을 활성화해 병원균 저항성을 강화함을 발견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세포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아코니타제-2 및 옥살아세트산의 저하에 의한 병원균 저항성 향상 효과가 예쁜꼬마선충부터 포유류까지 보존되어 있음을 입증했다.


아코니타제-2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필수적인 효소로, 이를 억제하는 것은 미토콘드리아 손상과 암을 포함한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아코니타제-2의 기능을 적절히 감소시키면 예쁜꼬마선충의 장수를 유도하고 병원균에 대한 저항성을 증진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보고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아코니타제가 병원균 저항성을 조절하는 치료제의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번 연구는 또한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내 발전소로서 에너지를 형성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옥살아세트산이 병원균 저항성을 조절함을 밝혀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세포 면역을 조절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기에 의의가 크다.


KAIST 생명과학과 김은아 박사, 이유진 박사, 박혜은 박사와 함석진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 석학인 아담 안테비 박사 (Adam Antebi,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622일 출판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과제에서 지원을 받았다.

(논문명: Mitochondrial aconitase suppresses immunity by modulating oxaloacetate and the mitochondrial unfolded protein response)

 

용어 설명


미토콘드리아 (Mitochondria) : 세포의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 및 저장하는 기구로서 체내 에너지 발전소의 역할을 하는 세포 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가 관여하는 세포 에너지 대사의 과정에는 해당과정, TCA 회로, 산화적 인산화가 있다.

TCA 회로 (Tricarboxylic Acid Cycle) : 1936년 영국의 생물학자 한스 크레브스 (Hans Adolf Krebs) 가 발견한 동식물의 호흡에 필수적인 대사 경로인 트리카르복시산 회로의 약칭이다. 탄수화물이나 지방 등이 분해되어 생긴 유기산이 호흡으로 완전 산화되어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대사 경로이다.

 

아코니타제-2 (Aconitase-2) : 생물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하나로, TCA 회로에서 시트르산과 이소시트르산의 상호 전환을 촉매한다.

 

옥살아세트산 : TCA 회로에서 옥살아세트산은 피루브산에서 생긴 아세틸 CoA와 축합하여 시트르산을 생성해서 회로를 추진시킨다.

미토콘드리아 미접힘 단백질 반응 (Mitochondiral unfolded protein response, UPRmt) : 다양한 형태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손상에 의해 활성화되는 스트레스 반응의 일종으로, 유전자 발현의 전사 단계를 조절하여 세포의 생존과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회복을 촉진한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미접힘 단백질 반응의 활성화는 수명 연장과 병원균에 대한 저항성 증진의 효과를 보임이 알려져 있다.

 

ATFS-1 (Stress activated transcription factor) :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서 미토콘드리아 미접힘 단백질 반응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전사 인자로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복구하는데 필요한 유전자들의 발현양을 늘려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을 돕는다.

 

예쁜꼬마선충 (C. elegans) : 성충의 길이가 1 mm인 작은 선충으로 900여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다세포 동물. 알에서 부화한 뒤 사흘 만에 성충이 되며 수명은 3주가량으로 매우 짧고 온몸이 투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과학자들이 선호하는 실험동물이다. 노화, 발생, 세포생물학, 신경생물학, 면역 연구 등에서 주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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