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제74주년 4·3희생자추념식 거행

안영진 기자 2022-04-04 (월) 03:27 2년전 744  

- 구만섭 권한대행 “과거사 청산 모범되도록 4·3 완전한 해결 이룰 터”- 

- 299명 참석…4·3생존자·유족 60%이상 자리하며 희생자 중심 행사 진행 -

 

■ 오프닝 영상에 제주 출신 ‘문희경’씨, ‘4월, 광장으로’ 낭송

■ 헌화 및 분향 배경 음악, 제주 출신 ‘김윤희’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연주

■ ‘강춘희’ 어르신 유족사연, ‘박정자’ 배우 독백 연출, 희생자인 남동생 좌석 배치, 추모의 예(禮) 갖춰

■ 미얀마 소녀 ‘완이화’가  4·3대표곡 중의 하나인‘애기동백꽃의 노래’

■ 제주 출신 ‘양지은’이 2,786명 유족 없는 희생자 기리며 ‘상사화’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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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념광장에서 봉행됐다. 

 

이번 추념식은 희생자 명예 회복을 원하는 도민의 염원이 역사의 숨결로 되새겨지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올해로 74주년을 맞는 4·3희생자 추념식은 지난해 4·3특별법 전부 및 일부개정으로 4·3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보상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오는 6월부터 4·3희생자 보상금 신청·접수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실질적 피해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됨은 물론, 지난 3월 29일, 지난해 전부개정 된 4․3특별법에 따른 첫 특별재심(33명) 및 직권재심 공판(40명)에서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무죄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향후 공판에서도 무죄선고를 통한 명예회복이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념식에서도 4·3의 명예회복과 실질적 피해회복 의미를 담은 4·3 경과보고 영상, 추모공연 등을 통해 4·3의 해결을 위한 노력과 성과를 공유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해 법무부장관, 행정안전부 차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참석하고, 현충원 집례관과 국방부 의장대가 참석해 헌화·분향 등 행사를 지원함으로써 4·3 희생자를 위해 최대한 예우를 갖췄다. 

행사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4·3 생존희생자 및 유족, 정부 및 정당 관계자 등 총 299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190여 명이 참석하여, 참석자의 60% 이상으로 생존희생자 및 유족 중심의 추념식이 봉행됐다.  

 

추념식은 식전행사와 본 행사로 구성됐으며, 오전 9시부터 식전행사로 종교의례 및 ‘밴드 둘다’의 공연이 진행됐다. 

오전 10시 정각에는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려 4·3영령에 대한 추념의 시간을 가졌다. 

추념식 사회는 배우 정태우 씨와 KBS 제주방송총국 박아름 아나운서가 맡았다. 외가가 서귀포시 성산인 정태우 씨는 외조부가 4·3유족으로 외조부의 부친, 모친, 형이 4·3희생자다. 

추념식 첫 순서는 4·3을 노래한 김진숙 시인의 ‘사월, 광장으로’를 배우 문희경 씨가 낭송하며 오프닝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헌화와 분향에는 제주 출신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김윤희 씨가 바흐의 ‘아다지오’를 연주해 경건함을 더했다. 

유족 사연은 조부, 부친, 동생이 희생자로 결정된 1세대 유족 강춘희(1945년생, 삼도2동) 어르신의 사연을 배우 박정자 씨가 독백하며 어르신의 마음을 표현, 더 큰 울림을 전했다.

고령인 1세대 유족의 입장에서 74년간의 아픔과 치유, 해결의 노력을 담아냈다.  

행방불명 희생자로 결정된 강춘희 어르신의 부친 고 강병흠 님은 토벌대 연행 후 행방불명됐으며, 역시 행방불명 희생자인 조부 고 강익수님은 일반재판 수형인으로 지난 3월 29일 무죄판결을 받아 70여 년 만에 오랜 한을 풀었다. 

4·3사건 당시 한 살이던 강춘희 어르신의 남동생 고 강원희 님은 4·3사건 당시 상해의 후유증으로 3세에 사망했으며, 제7차 추가신고 시 희생자로 신청해 지난 3월 14일 희생자로 결정됐다.  

추념식장에는 고 강익수 님의 외손녀인 고연숙(1944년생) 어르신이 참석했으며, 바로 옆자리에는 강춘희 어르신의 하나뿐인 남동생인 고 강원희 님의 좌석을 마련, 추모의 예를 다했다. 강춘희 어르신이 손수 이름을 새긴 광목천을 의자에 덮고, 동백꽃 등을 갖춰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다.

 

추모공연으로 미얀마 소녀 완이화 씨(2007년생)와 도란도란 합창단(6명)이 ‘애기동백꽃의 노래’를 합창했으며, 이어 제주 출신 가수 양지은 씨가 ‘상사화’를 불렀다. 

4·3의 대표곡 중 하나인 애기동백꽃의 노래는 최상돈이 작사·작곡한 곡이며, 완이화 씨는 2016년 엄마, 동생과 함께 한국으로 피난 와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제주 출신 가수 양지은 씨는 미스트롯2에서 1위를 수상한 바 있으며, 안예은이 작사·작곡한 상사화는 그리움을 표현한 노래로 양지은 씨가 유족 없는 희생자 2,786명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진혼무(영상)를 무대에 올렸다.  

 

한편, 구만섭 제주특별자치도 권한대행은 추념식 인사말씀에서 “제주도정은 4·3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정성을 다하여 과거사 청산의 모범이 되도록 4·3의 완전한 해결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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