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수학 모델로 개별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 밝혀

권기산 기자 2022-03-22 (화) 03:49 2년전 517  

- 김재경 교수 연구팀, 수학 모델로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에서 세포 간 이질성을 

  유발하는 원인 제시

- 항생제와 같은 동일한 외부 자극에도 이질적인 반응 또는 약물 내성이 강한 존속성 세균이 발생하여 암 화학요법 치료 시 암세포의 완전 사멸을 막는 원인임을 발견하고,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하는 큐잉 모형 개발

-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세포 간 이질성이 신호 전달 체계를 구성하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실제 대장균의 항생제 반응 실험 데이터로 결과 검증

- 항생제 내성 세균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향후 항암 치료 효과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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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재경 교수(중간), 김대욱 박사(좌), 홍혁표 박사과정(우)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와 같은 동일한 외부 자극에도 개별 세포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근본적인 원인을 밝혔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의생명수학 그룹 겸임) 연구팀이 외부 자극에 대한 세포 간 이질성(cell-to-cell heterogeneity)의 크기가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의 반응 속도 제한 단계(rate-limiting step)의 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이 동일한 외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특히,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의 이질성은 항암 치료 시 화학 요법을 적용할 때 암세포의 완전 사멸을 막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세포 간 이질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서 속도 제한 단계를 제시한 이번 연구는 화학 요법 치료의 효과를 개선하는 데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김대욱 박사와 홍혁표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3월 18일 字 온라인판에 실렸다. (논문명 : Systematic inference identifies a major source of heteogeneity in cell signaling dynamics: the rate-limiting step number)

 

우리 몸속에 있는 세포는 항생제, 삼투압 변화 등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호 전달 체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신호 전달 체계는 세포가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데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동일한 외부 자극을 세포들에 가했을 때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에 대한 이질적인 반응과 약물 내성이 강한 존속성 세균(persister cell)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을 유발하는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을 찾기 위해 많은 시도가 있었다. 특히,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많은 중간 과정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제안됐으나, 실험적으로 모든 중간 과정을 직접 관측하는 것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기에 난제로 남아 있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 난제 해결을 위해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하는 큐잉 모형(Queueing model)을 개발했다. 개발된 큐잉 모형을 바탕으로 통계적인 추정 방법론인 베이지안 모형(Bayesian model)과 혼합 효과 모형(Mixed-effects model)을 결합해 신호 체계의 중간 과정에 대한 관측 없이도 신호 체계를 분석할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MBI; Moment-based Bayesian Inference method)를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세포 간 이질성이 신호 전달 체계를 구성하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김 교수는 "신호 전달 체계를 이루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가 늘어날수록 유전적으로 같은 세포 집단일지라도 전달하는 신호가 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ˮ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수리 모델 분석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대장균(E. coli)의 항생제 반응 실험 데이터를 이용해 이론적 결과를 검증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항생제 내성 세균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항암 치료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세포 간 이질성에 대한 이해를 수리 모델을 통해서 높인 연구ˮ라고 소개하면서 "이번 성과를 통해 항암 치료 개선 방안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ˮ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용어 설명

1. 세포 간 이질성 (Cell-to-cell heterogeneity)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 집단일지라도 세포 내의 신호 전달 체계에 관여하는 여러 물질의 개수 차이, 생화학 반응의 본질적인 무작위성에 의해 관측되는 표현형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세포 간의 표현형의 차이를 세포 간 이질성이라 한다. 

2. 속도 제한 단계 (rate-limiting step)

신호 전달 체계에 관여하는 다양한 생화학 반응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사슬과 같은 형태를 띄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연속된 반응들 중 가장 속도가 느린 반응들을 속도 제한 단계라 부르며 이 반응들이 전체 반응의 속도를 결정하게 된다. 

3. 존속성 세균 (Persister cell)

항생제에 대하여 유전적으로 내성을 지니지 않는 세균 집단 중 약물에 민감하지 않은 특징을 갖는 일부 세균. 이러한 존속성 세균은 항생제에 대한 균의 완전 사멸을 막기 때문에 항암 치료 등의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피되어야 하는 대상이다. 

4. 큐잉 모형 (Queueing model)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의 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속도에 따라 매장에서 손님이 머무르는 시간, 기다리는 손님의 수 등을 기술하는 수학적 모형이다. 다양한 신호 처리 체계를 기술하는 데에 응용될 수 있다.

5. 베이지안 모형 (Bayesian model)

관심있는 모수에 대한 기존의 정보와 새롭게 관측된 자료로부터 오는 정보를 함께 활용하여 모수를 추정하는 통계적 모형이다.

6. 혼합 효과 모형 (Mixed-effects model) 

통계적 추정에 있어서 전체 자료가 여러 소집단을 이루며 나눠져 있을 때 각 소집단의 특징을 추정에 반영하는 통계 모형. 이질성이 있는 세포 집단의 특징을 기술할 때에 응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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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i) 동일한 자극에 대한 반응 신호라도 세포에 따라 그 세기가 달라질 수 있다. (ii) 이에 따라 같은 약물에 대해 사멸하는 세포와 살아남는 세포가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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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A) 세포 외부 자극이 수용체를 통해 신호 체계를 활성화하고 활성화된 신호가 전달외서 최종 반응을 일으킨다 (i). 이러한 신호 전달 체계는 n개의 속도 제한 단계를 갖는 수리 모형으로 기술될 수 있고 (ii), 이는 Gamma 분포를 따르는 시간 지연을 갖는 일변수 모형으로 대체가능하다 (iii). (B) 일변수 모형에 대응되는 큐잉 모형. 활성화된 신호는 시간 지연을 거쳐 전달이 완료되어 반응이 나타나고, 최종적으로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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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A) 항생제 투여 후 시간에 따른 대장균 (E. coli) 반응 신호의 세기를 형광 단백질을 통해 측정한 시계열 자료. 두 군집에서 신호 세기의 이질성이 관측되며 그 크기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화살표, 점선) (B) 연구 결과 도식.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속도 제한 단계의 수가 많아질수록 최종적으로 반응하는 신호의 세기의 이질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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