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기화학 분야의 오랜 난제인 전기 이중층 구조 규명

권기산 기자 2022-01-29 (토) 07:32 2년전 656  

- 신재생 전기 에너지를 기반으로 필요한 화학물질을 순화시킬 수 있는 전기화학 기술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되었고, 인공광합성 기술 등 다양한 전기화학 분야의 오래된 난제로 알려진 전기 이중층 구조 규명에 성공  

- 전기를 가한 금속 전극 주변에 이온이 쌓이면서 생성되는 특이한 층 구조에 따라 에너지 변환/저장 성능이 결정

- 친환경 전기 에너지의 변환/저장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가능성 제시

- 연료전지, 배터리, 질소 고정화 등 신 전기화학 기술 개발에 기여

 

KAIST(총장 이광형) 화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이 GIST 신소재공학부 최창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 분야의 오랜 난제 중 하나인 전기 이중층 구조를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전기를 화학연료의 형태로 변환 및 저장하는 기술은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미래전략이다. 2019년 리튬이온 배터리의 노벨 화학상 수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기화학 기술은 이러한 지속 가능한 탄소 중립 사회의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코어 기술로 여겨진다. 그러나 전기화학 분야에서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100년 가까운 오래된 난제 중 하나가 있는데, 이는 바로 `전기 이중층'이라 불리는 특별한 액체 구조를 밝혀내는 것이다. 

 

전기 이중층은 전기를 가한 금속 전극 주변에 액체 속의 이온이 쌓이면서 생성되는 특이한 층 구조를 의미한다. 이 구조적 특성에 따라 에너지 변환/저장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에, 전기 이중층의 구조를 밝히려는 노력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전기 이중층은 금속 전극과 액체 전해질 사이 계면에 파묻혀 생성되는 나노 크기 정도 공간 속, 물과 이온들의 복잡한 배열을 가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직접 관측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으며 지난 수십 년간 난제의 풀이에 대한 뚜렷한 진보를 이룰 수 없었다. 

 

KAIST 김형준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 속 디지털 세상에 전기 이중층을 구현해 이러한 실험적 한계를 돌파하고자 했다. 양자 역학 및 분자동역학에 기반한 높은 정확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법을 개발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전기 이중층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가상공간에서의 결과는 GIST 최창혁 교수 연구팀이 실제로 실험에서 측정한 전기 이중층의 물리적 특성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지식의 진보를 바탕으로, `주인-손님 화학' (특정 `손님'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주인' 분자의 특이한 화학적 성질을 의미)이라는 특별한 화학 반응을 활용해 전기 이중층 구조를 실제로 제어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했으며, 이를 통해 탄소 저감에 중요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의 연료화 반응 효율 제어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기화학 분야의 오래된 난제인 전기 이중층 구조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이를 제어해 친환경 전기 에너지의 변환 및 저장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가능성에 첫 단추를 끼웠다ˮ며, 이어 "이번 연구를 시발점으로 연료전지, 배터리, 질소 고정화 등 인류의 생존에 꼭 필요한 신 전기화학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겠다ˮ고 소감을 밝혔다.

 

KAIST 화학과 신승재 박사과정 학생과 GIST 신소재공학부 김동현, 배근수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에 1월 10일 字 게재됐다. (논문명: On the importance of the electric double layer structure in aqueous electrocatalysis)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 및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 용어 설명

1. 전기화학 기술

 - 전기 에너지와 화학 에너지를 상호 변환시킬 수 있는 기술로 연료전지, 배터리, 인공 광합성, 온실가스 전환 등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 차세대 기술이 대부분 이 전기화학 기술에 해당한다.


2. 전기 이중층

 - 전기화학 반응을 위하여 전극 물질에 전압을 가하게 되면, 전해질 내의 이온이 전극 주변에 축전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1853년에 독일의 물리학자인 Helmholtz는 이를 단순한 축전기 형태의 단단한 층으로 이해하였고, 이어서 1900년도 초반에 프랑스 물리학자인 Gouy와 영국의 물리학자인 Chapman은 이온의 확산을 고려한 확산층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 후 이 두 가지 이해를 결합하여 두 가지 다른 층이 존재한다하여, 이렇게 형성되는 이온층을 “전기 이중층”이라 부르고 있다. 하지만 실제 분자 수준에서 이 “전기 이중층”의 구조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3. 분자 시뮬레이션

 - 컴퓨터 성능의 증가와 슈퍼컴퓨팅 기술을 바탕으로 최근 컴퓨터를 통한 가상 모의 실험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모든 물질의 구성 요소인 원자 및 분자 수준에서부터 다양한 물질의 특성을 오로지 기본적인 물리학적 법칙 (예. 양자역학)에 기반하여 예측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으며, 이를 분자 시뮬레이션이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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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컴퓨터 속 가상공간 안에서 분자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구현한 금속 전극 주변 전해질 구조 (왼쪽) 및 실제 환경에서의 금속 전극 주변의 전해질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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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전기 이중층 축전량의 분자 시뮬레이션과 실험의 직접적 비교 및이를 통해 밝혀낸 분자 수준의 전기 이중층 구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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