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와 상호 교감이 가능한 초소형 소프트 로봇 개발

김민주 기자 2021-10-14 (목) 06:39 2년전 672  

- 의료용 로봇으로 활용 기대 … 사이언스 로보틱스지 게재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승용․강대식․고제성 교수(아주대학교 자연모사연구실) 연구팀이 사람 손 형상을 닮은 초소형 소프트 로봇(그리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돼지 혈관이나 달팽이 알처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대상을 부드럽게 잡고 맥박이나 심장박동 같은 실시간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다섯 손가락 형상의 초소형 로봇을 개발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신진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본 연구 성과는 로봇 분야 세계최고 권위 학술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10월 14일 04시(한국시간) 게재되었다.

 

기존 로봇(그리퍼)은 단순히 대상을 잡기 위한 용도로서 주로 단단한 물질로 만들어져 부드러운 대상을 잡는데 한계가 있었으며, 대상으로부터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센서를 함께 구현하려면 부피가 커져 작은 대상을 잡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경도(단단함)와 연성(부드러움)을 조절할 수 있는 소재(형상기억폴리머*)를 채택하여 피부의 성질과 비슷한 기계적 특성을 구현하고, 아주 얇은 은나노선과 레이저 공정을 활용하여 센서의 크기를 줄여 로봇의 크기를 길이 5mm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 형상기억폴리머(Shape memory polymer) : 폴리우레탄 계열의 폴리머로써 변형을 해도 유리전이온도 이상에서 본래 형상으로 돌아가는 스마트 소재

 

로봇(그리퍼)에 탑재된 센서는 잡고 있는 대상의 미세한 움직임을 측정하고 은나노선을 통해 대상에 열적 자극도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물체로부터의 신호를 모니터링 하는 동시에 자극을 주는 양방향 입출력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 로봇을 통해 직경 3mm도 안되는 작고 부드러운 달팽이 알을 터트리지 않고 잡아서 열을 가해 부화시키는데 성공했으며, 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기계적 움직임을 측정함은 물론, 부화 직후 달팽이의 미세 심장 박동수까지 정확히 측정해냈다.

 

 또한 로봇 자체 무게보다 최대 6,400배 무거운 물체를 순간적으로 들어 올리는 한편 돼지 혈관을 상처 없이 잡아 맥박을 측정하였는데, 이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 유기체를 상처 없이 잡아 미세 생체 신호를 측정한 최초의 사례’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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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기억폴리머로 만들어진 로봇(소프트 그리퍼)은 강성을 조절(가변 강성)할 수 있어 터지기 쉬운 연어 알을 손상 없이 잡을 뿐만이 아니라 자신보다 1,200배 무거운 추를 지속적으로 들 수 있다.

 

한승용 교수는 “기존 로봇(그리퍼)은 잡은 대상의 반응만을 측정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그리퍼는 측정과 동시에 자극도 줄 수 있어 의료 분야에서 진단 및 치료 과정의 모니터링에 활용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후속연구를 통해 약물전달, 무선동작 등의 기능을 추가할 예정임을 밝혔고, “현재 많은 난제들이 쌓여있는 사람의 세포 단위 유기체를 기계적으로 상처 없이 잡아 원하는 위치에 고정하여 자극에 대한 반응을 분석 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용어 설명


1.  사이언스 로보틱스 (Science Robotics) 誌

  ○ 로봇 분야 세계최고 권위 학술지(Impact Factor : 23.748) 


2. 소프트 그리퍼 (Soft gripper)

  ○ 기존의 금속 기반 그리퍼(로봇 손)와 달리 부드러운 폴리머로 만들어진 그리퍼를 소프트 그리퍼라고 한다. 소프트 그리퍼는 특유의 부드러운 강성을 이용해 내구성이 약한 물체를 잡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인간과 밀접한 환경에서 작업할 때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3. 가변 강성 (Varialbe stiffness)

  ○ 모든 물체는 변형에 대한 저항정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강성이라고 한다. 

  ○ 특정 환경 또는 구조적 설계를 통해 물체의 강성을 조절할 수 있는데 이를 가변 강성이라고 한다.  


4. 형상기억폴리머 (Shape memory polymer)

  ○ 폴리우레탄 계열의 폴리머로써 변형을 해도 유리전이온도 이상에서 본래 형상으로 돌아가는 스마트 소재이다.

  ○ 형상 기억 폴리머는 유리전이온도 아래에서는 높은 강성(1.4 GPa)을 가지고 있지만 유리전이온도 이상에서는 강성(2 MPa)이 낮아지는 가변강성 성질을 지니고 있다. 


5. 크렉 기반 스트레인 센서 (Crack-based strain sensor)

  ○ 2014년에 Nature 저널에 소개된 거미의 감각기관을 모사한 초고감도 스트레인 센서를 말한다 (1 저자: 강대식 교수). 나노 스케일을 가진 작은 크렉들은 틈이 벌어질 때마다 저항 값이 민감하게 변화된다. 이를 통해 크렉 센서는 매우 작은 외력도 감지 할 수 있다. 

 

6. 은 나노선 (Silver nanowire)

  ○ 은 나노와이어는 단면의 지름이 나노 단위인 은 기반의 극미세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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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5 개의 손가락을 가진 초소형 소프트 그리퍼

밀리 스케일의 소프트 그리퍼는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5 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있다. 5 개의 손가락은 대상의 크기에 맞게 선택적으로 움직일 수 있고 이를 통해 대상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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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가변 강성을 가진 소프트 그리퍼

가변 강성(2 MPa ~ 1.4 GPa)을 지닌 소프트 그리퍼는 강성을 조절할 수 있어 터지기 쉬운 연어 알을 손상 없이 잡을 뿐만이 아니라 자신보다 1,200배 무거운 추를 지속적으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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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동물 실험을 통한 소프트 그리퍼 센서 성능 검증

연구진은 돼지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소프트 그리퍼의 압력 측정 성능을 검증하였다. 소프트 그리퍼는 돼지 경동맥을 잡고 생체 신호를 측정하였으며, 기존에 사용되던 체내 삽입이 가능한 의료용 센서와 동일한 성능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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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소프트 그리퍼를 이용한 달팽이 부화 촉진 및 생체 신호 측정 과정

(A) 상단의 그림은 소프트 그리퍼를 이용한 달팽이 알 부화 환경 조성 및 갓 부화한 달팽이의 심장 박동 측정을 보여준다. 

(B) 사용된 달팽이의 알은 지름이 3 mm이며 매우 약한 내구성을 지니고 있다. 

(C) 소프트 그리퍼는 달팽이 알을 손상 없이 잡은 후 부화에 필요한 온도 환경 조성을 위해 열을 만들어낸다. 

(D) 갓 부화한 달팽이는 여전히 크기가 작으며(3 mm), 내구성이 약하다. 소프트 그리퍼는 달팽이에게 어떤 충격을 주지 않고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었다. 

(E) 달팽이를 잡은 소프트 그리퍼는 달팽이의 심장 박동 (심장 크기: 400 μm ~ 600 μm)을 성공적으로 측정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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