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미생물 이용한 천연 무지개 색소 생산 기술 최초 개발

김민주 기자 2021-06-08 (화) 12:57 2년전 528  

-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 시스템 대사공학과 세포막 개량 통해 대장균 균주 개발
 - 석유 화합물 기반 합성 색소를 대체할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 최초 생산

5bc8b1ded3d02e5b95e50dcf809bf70e_1623123903_2815.jpg

▲(왼쪽부터) 양동수 박사 (공동 제1저자), 박선영 박사 (공동 제1저자)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양동수 박사와 박선영 박사를 포함한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5월 25일 字 온라인 출판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 논문명 : Production of rainbow colorants by metabolically engineered Escherichia coli
 ※ 저자 정보 : 이상엽(한국과학기술원,  교신저자), 양동수(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저자), 박선영(한국과학기술원, 공동 제1저자, 현 큐티스바이오), 포함 총 3명

우리 생활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각종 색소는 식품과 같이 직접 섭취되거나 화장품과 같이 피부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하지만 색소 중 대부분은 석유 화합물로부터 생산되는 합성 색소이며, 색소의 사용이 실생활에 널리 활용되는 만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합성 색소를 이용해 각종 옷감을 염색하면서 발생하는 폐수가 전체 산업용 폐수의 17~20%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합성 색소는 수질오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건강 문제 및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해 천연색소를 생산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값비싼 생산 공정 및 낮은 수율로 인해 산업화가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현재까지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보라 등의 천연색소는 낮은 효율로 생산된 바 있으나, 초록 및 남색 천연색소 생산은 보고된 바가 없었다.

이에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농업미생물사업단 (단장 장판식)의 ‘카로티노이드 생산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과제(과제책임자 국립농업과학원 김수진 박사)의 지원을 받아 효율적인 빨강, 주황, 노랑 3색의 카로테노이드 생산과 이를 확장한 7가지 무지개색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다양한 특성의 천연색소 중 연구팀은 지용성 식품과 의류 염색 등에 활용되는 소수성 천연색소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인 대사공학을 이용해 카로티노이드 계열 색소인 ▲아스타잔틴(빨강), ▲베타-카로틴(주황), ▲제아잔틴(노랑)과 비올라세인 유도체 계열 색소인 ▲프로비올라세인(초록), ▲프로디옥시비올라세인(파랑), ▲비올라세인(남색), ▲디옥시비올라세인(보라)을 생산하는 대장균들을 개발하였다. 이로써 연구팀은 포도당이나 글리세롤을 먹이로 개발한 대장균을 배양함으로서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미생물에서 소수성 색소가 생산되면 이는 세포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세포 내부에 축적된다. 색소가 축적될 수 있는 세포의 수용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그동안 소수성 색소를 특정량 이상으로 생산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세포의 모양을 변화시키거나 세포 내 소낭을 형성해 미생물 내부의 소수성 천연색소 축적량을 증가시키고자 했다. 또한, 색소 생산량을 더욱 증가시키기 위해 연구팀은 세포 외 소낭을 형성해 미생물 밖으로 소수성 천연색소를 분비해 무지개 색소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폐목재, 잡초 등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바이오매스의 주원료인 포도당 또는 산업공정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값싼 바이오매스인 글리세롤을 단일 탄소원으로 사용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최초로 개발했다고 연구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양동수 박사는 “석유 화합물 기반의 합성 색소를 대체할 수 있는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세계 최초로 생산했으며, 이번 연구는 특히 색소를 비롯한 천연물을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범용 대사공학적 전략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기술을 활용해 색소뿐만 아니라 의약품, 영양보조제 등의 다양한 친환경 물질을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5bc8b1ded3d02e5b95e50dcf809bf70e_1623123886_7821.png
[그림 1] 미생물을 통해 생산한 일곱 가지 무지개 색소
시스템대사공학을 통해 미생물 대사회로를 구축 및 최적화하고, 세포막 개량을 통해 색소 생산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일곱 빛깔의 무지개 색소를 고효율로 생산해내는데 성공하였음.

용어 설명
1. 대사공학 (metabolic engineering)
  ○ 대사 물질의 생산경로 조작을 통해 목적 대사물질의 생산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대사공학은 생산경로 유전자의 과발현, 경쟁경로 유전자의 제거, 또는 외래 유전자의 도입 등을 통해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대사 경로를 변형시킴으로써, 원하는 산물의 생산을 극대화 시키고자 하며, 이 과정에서 컴퓨터 모델링을 비롯한 다양한 공학도구들이 사용된다. 미생물을 이용해 생산 가능한 다양한 화학물질들은 에너지, 식품, 의약, 화장품, 화학산업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2. 소낭 (vesicle)
  ○ 인지질 이중층으로 구성된 세포막 층으로 둘러싸인 구형의 소형 구조체를 의미한다. 세포 밖으로 특정 물질을 배출하거나 세포 안쪽으로 특정 물질을 운반할 때 활용되는 구조체이다. 최근에는 소낭을 개량하여 약물 전달 및 질병 치료 등의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3. 카로티노이드 (carotenoid)
  ○ 카로티노이드는 터페노이드계 천연물의 일종으로, 식물 (당근, 토마토 등) 및 조류(algae)의 밝은색을 나타내는 물질이다. 카로티노이드계 천연색소는 항산화, 항암, 항염증, 항박테리아 등의 효능을 나타내어, 천연 식품첨가제 또는 영양보조제 등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4. 비올라세인 유도체 (violacein derivative)
  ○ 비올라세인 유도체는 주로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비스-인돌계 천연물의 일종이다. 자연에서는 주로 비올라세인과 디옥시비올라세인의 혼합물의 형태로 발견된다. 다양한 의약적 효능을 나타내는데, 대표적으로 항박테리아, 항암, 항바이러스, 항산화 등이 있다.

 

 

 

 

 

 

<저작권자 ©특허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특허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